당나라 시대 재상을 지낸 풍도는 이런 말을 남겼다. "구시화지문 설시참신도 (口是禍之門 舌是斬身刀)" 해석하면 다음과 같다. "입은 재앙을 부르는 문이요, 혀는 몸을 베는 칼" 우리가 무심코 내뱉는 말들은 누군가에게 비수가 되어 찌르기도 하고 쌓아 올린 덕들을 한번에 앗아갈 수 있기에, 우리들은 말에 대해선 한없이 겸손해야 한다. 말은 누구나 할 수 있기에 무서운 것이다.
나는 인간의 고질적인 문제가 외로움이라고 생각한다. 이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인간들은 한 점으로 모였고, 그때부터 문명은 시작됐다. 혼자서는 외로움을 견딜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러한 인간의 고질적인 외로움을 달래주는 것이 타인의 손길과 언어라고 말했다. 사람이라는 고립된 섬들을 이어주는 것은 말이라는 교각이라 말했다. 우리는 말이 있기에 더이상 외롭지 않다. 그러나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유일한 교각이기에 주체할 수 없는 강력함을 가진다.
그동안 나는 말의 강력함을 몰랐기에 내 기분이 상했다면 성난 말부터 내뱉었다. 이런 말이 있다. "인간의 입술은 그가 마지막으로 발음한 단어의 형태를 보존한다" 내 입술에는 내 말의 마지막 흔적이 남아있었다. 내가 지금까지 했던 말들은 허공으로 사라지지 않고 계속해서 내 입술에 쌓였다. 나의 무심한 말들은 상대의 마음을 깊게 찔러, 감정의 살을 파헤치고 끝끝내 떠나지 않고 스며들어 곪게 했을 것이다. 그동안 함부로 내뱉은 말은 주어서 담을 수 없다. 내 말에 상처입은 이들에게 죄송할 따름이다.
"내부족자 기사번 심무주자 기사황(內不足者 其辭煩 心無主者 其辭荒)" 내면의 수양이 부족한 자는 말이 번잡하며, 마음에 주관이 없는 말이 거칠다라는 뜻이다. 이 문장을 하나 건진 것으로 난 이 책에서 모든 것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한평생 책상에 앉아 공부만 하던 샌님이었다. 지식을 배웠다 하나, 넣기만 하고 생각을 하지 않아 머릿 속에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나는 내가 아는 것조차 안다고 확신할 수 없었다.
사색을 통해서만 우리는 나 자신을 이해 할 수 있다. 명예, 부보다 중요한 것이 나 자신에 대한 이해다. 사람은 평생 자기 자신 하나 밖에 이해하지 못한다. 그런데 나조차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데 남이 알아주기를 원하는 것은 과분한 생각이 아닐까.
책을 읽으면서 오랜만에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사람의 채취인 '인향(人香)'은 그 사람이 구사하는 말에서 뿜어져 나온다고 하던데, 과연 나는 향기나는 사람이었을까. 지나온 세월을 되돌아보면 부끄러울 때도 있지만, 매일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언젠간 내 말 한마디도 누군가에게 한송이의 꽃이 되기를.
'책을 읽읍시다 > 서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리스크관리로 생각한 배려의 가치<배려> (0) | 2022.11.14 |
---|---|
삶의 필수가 된 IT [IT좀 아는 사람] (0) | 2022.01.24 |
시험에 든 능력주의 <공정하다는 착각> (0) | 2021.10.16 |
깊은 생각의 중요성 <조훈현, 고수의 생각법> (0) | 2021.09.11 |
삶이란 연속된 점이다 <미움받을 용기> (0) | 2021.08.21 |